나를 살피는 길, 구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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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교단에 서서 늘 남을 가르치기만 했지, 정작 내가 배우려는 마음,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설득 당하려는 마음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마 교직에 몸담아 오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늘 가르치는 자리에서만 머물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가 디모테오에게 전한 권고는 분명하다. “너 자신과 네 가르침을 잘 살펴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내 말과 행동이 내가 전해 온 가르침과 조화를 이루는지 늘 점검하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며 더 깊이 알기 위해 애쓴 시간이 얼마나 있었던가. 그래서 오늘의 말씀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나를 살피는 길은 결코 나 혼자만을 위한 길이 아니다. 내 삶이 바르게 서 있을 때, 나를 바라보는 이들 또한 그 안에서 빛을 발견하고, 구원의 길로 함께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죄 많은 여인에게 하신 말씀도 내 마음에 깊이 스며든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사람들 앞에서는 내 지난날의 허물과 상처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주님의 시선 안에서는 믿음이 모든 것을 덮고 새로운 삶을 열어 준다. 그 믿음은 단순한 동의나 관념이 아니라, 내 전 존재를 맡기는 신뢰이다. 그 신뢰 위에 선 사람은 평화를 선물처럼 받는다.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신부님이 “주님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사하여 줍니다” 라고 말해 주실 때가 있다. 그 순간, 매 번은 아니지만 가끔은 목욕을 마친 듯 마음이 ‘화아~’ 하고 맑아지는 때가 있다. 아마도 그 순간이 바로 복음 속 죄 많은 여인이 주님께로부터 평화를 선물로 받았던 그 체험과 같은 것이 아닐까.
오늘의 말씀은 우리를 이렇게 초대한다.
먼저 자신을 성찰하며, 삶과 말이 하나 되도록 애써라. 그리고 용서의 은총을 온전히 받아들이라.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평화를 누리며, 나 뿐 아니라 내 모습을 보고 내 곁의 이들까지도 구원의 길로 함께 이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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