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독서 말씀]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씨앗이다(코린토 2서 9,6-10) .
제임스
16시간 45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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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바오로 사도는 아주 단순한 농사의 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농부는 씨앗이 아깝다고 창고에만 쌓아 두지 않는다.
땅에 뿌린 씨앗은 당장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부는 그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
훨씬 많은 열매로 돌아올 것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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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것들도 어쩌면 그런 씨앗인지 모른다.
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시간도 씨앗이고, 지식과 경험도 씨앗이며,
따뜻한 말 한마디도 씨앗이다.
건강할 때 다른 사람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힘도 씨앗이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여유
역시 하느님께서 내 손에 맡겨 주신 씨앗이다.
살다 보면 작은 나눔이 예상하지 못한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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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 제자가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교수님께서는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그때 해 주셨던 말씀이
제가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작 말을 건넨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데
받은 사람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때 한마디의 격려도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씨앗을 뿌렸을 뿐인데
그것이 어디에서 싹을 틔우고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을 말한다.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신앙생활에서도 이 말씀은 중요하다.
성당에서 봉사를 하면서도 “왜 나만 해야 하나?”라는 마음이 들 수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서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랄 수 있다.
때로는 내가 이만큼 했으니
하느님께서 무엇인가 보상해 주셔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오로가 말하는 나눔과 조금 다르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참된 나눔은 계산하지 않는다.
성당 미사가 끝난 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의자를 정리하는 손길,
아픈 교우에게 조용히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가족이 힘들어할 때 말없이 차려 주는 따뜻한 식사,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건네는 작은 정성도 모두 씨앗이다.
그리고 씨앗의 특징은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씨앗을 손에 꼭 쥐고 있으면
오래 보관할 수는 있어도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씨앗은 손을 떠나 흙 속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생명이 된다.
우리의 재능과 재산, 시간과 경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더욱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평생 쌓아 온 지식과 경험도 나만 가지고 있다면
결국 나와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후배에게 전하고, 제자에게 나누고,
이웃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나눔은 무엇인가를 잃는 일이 아니라
내게 맡겨진 씨앗을 심는 일이다.
바오로는 씨앗을 주시는 분도,
그것을 자라게 하시는 분도 하느님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결과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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