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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마지막 심판대 앞에서는 직함이 사라진다

제임스
2026-08-05 20:54 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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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의 정년퇴임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총장도 있었고, 학장도 있었으며, 오랫동안 이름을 알렸던 교수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장에서는 모두가 존경을 받았지만,

퇴임식이 끝난 뒤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는 직함보다 한 사람의 인생만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는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웃으며 사진을 찍었고,
또 다른 이는 조용히 가족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생 우리를 빛나게 했던 직위와 명예도 결국은 어느 날 내려놓게 되는구나.

그러나 끝까지 남는 것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높은 자리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살았느냐일 것이다.

 

다니엘은 놀라운 환시를 본다.

"법정이 열리고 책들이 펴졌다."

이 땅의 법정이 아니라 하느님의 법정이다.

연로하신 분께서 옥좌에 앉으시고, 수많은 천사들이 그분을 모시고 선다.

그 앞에서는 어떤 권력도, 어떤 재산도, 어떤 명예도 자신을 변호해 줄 수 없다.

오직 삶만이 펼쳐질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력서를 여러 번 작성한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직장을 다녔는지,

어떤 상을 받았는지,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를 한 줄 한 줄 적어 내려간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펼치시는 책에는 조금 다른 내용이 기록되어 있을 것만 같다.

얼마나 사랑했는가.

얼마나 용서했는가.

얼마나 정직했는가.

얼마나 약한 사람을 품어 주었는가.

우리가 남긴 업적보다 우리가 살아낸 사랑이 먼저 기록될 것이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학생을 만났다.

공부를 가장 잘했던 학생보다 지금도 더 오래 기억나는 학생은

어려운 친구를 끝까지 도와주었던 학생이고,

자신의 성공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했던 학생이다.

성적은 졸업과 함께 지나가지만 인품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하느님의 책에도 아마 그런 삶이 기록될 것이다.

다니엘은 이어서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는 모습을 본다.

그분께는 영원한 통치권이 주어진다.

세상의 제국들은 흥하고 망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로마도, 바빌론도, 몽골도, 대영제국도 영원하지 않았다.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기업과 강대국도

언젠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는 사라지지 않는다.

영원한 것은 힘이 아니라 진리이며, 권력이 아니라 사랑이다.

 

식품을 연구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한때 유행하던 식품이 몇 년 뒤에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화려한 광고와 큰 인기를 누리던 제품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반면, 수백 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받는 전통 발효식품은 화려한 마케팅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검증된 가치와 신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는다.

 

시간은 모든 것을 시험한다.

잠깐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참된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난다.

하느님의 나라도 그러하다.

그 나라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영원한 진리 위에 세워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의 평가만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 아니라,

언젠가 하느님 앞에 펼쳐질 '생명의 책'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람들의 박수는 언젠가 멈춘다.

직함도, 재산도, 명예도 결국은 내려놓게 된다.

그러나 사랑은 남는다.

믿음은 남는다.

선행은 남는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하신다.

오늘 하루도 우리는 인생이라는 책에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다.

훗날 하느님께서 그 책을 펼치실 때,

화려한 업적보다 따뜻한 사랑이 더 많이 기록되어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영원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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