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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 말씀] 자신을 낮추는 것

제임스
2026-06-15 23:25 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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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 상권 21장의 후반부는 나봇의 포도밭 사건 이후의 이야기이다.
앞부분이 인간의 탐욕과 불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면,
오늘 말씀은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가 어떻게 함께 작용하는가를 보여 준다.
나봇은 억울하게 죽었고, 아합은 마침내 그가 원하던 포도밭을 차지한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아합이 승리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힘 있는 왕이 원하는 것을 얻었고, 힘없는 백성은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보여 준다.
"주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사람들은 속일 수 있어도 하느님은 속일 수 없다.
사람들의 기억에서는 나봇의 죽음이 사라질 수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억울한 피를 잊지 않으신다.

엘리야는 아합에게 묻는다.
"살인을 하고 땅마저 차지하려느냐?"
이 말씀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다.
죄는 종종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탐욕이 거짓을 낳고, 거짓이 폭력을 낳고, 폭력이 또 다른 죄를 낳는다.
처음에는 단지 포도밭 하나를 갖고 싶었을 뿐인데,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이 희생되고 말았다.
욕망은 절제되지 않으면 점점 커진다.
작은 불씨가 큰 산불이 되듯이, 마음속의 작은 탐욕도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삶 전체를 태워 버릴 수 있다.
그런데 엘리야의 예언을 들은 아합이 갑자기 변한다.
"제 옷을 찢고 자루옷을 걸치고 단식에 들어갔다."
우리는 흔히 아합을 악한 왕으로만 기억한다.
실제로 그는 성경에서 가장 악한 왕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성경은 그의 또 다른 모습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두려워했고,
괴로워했고,
회개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의 회개가 완전한 변화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자신을 낮추었다.

그리고 여기서 하느님의 마음이 드러난다.
"너는 아합이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춘 것을 보았느냐?"
하느님께서는 죄를 미워하시지만, 죄인이 돌아오는 것은 기뻐하신다.
아합이 저지른 죄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무고한 사람을 죽게 만들었고,
권력을 악용했으며,
우상 숭배로 백성을 죄짓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그의 겸손한 태도를 보시고 재앙을 미루신다.
이것이 성경이 보여 주는 하느님의 모습이다.
정의만 있는 하느님도 아니고,
무조건 용서만 하는 하느님도 아니다.
죄는 분명히 심판하시지만,
회개하는 사람에게는 자비를 베푸신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큰 희망을 준다.
살면서 우리는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른다.
때로는 상처를 주고,
때로는 욕심에 끌려가고,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럴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죄 자체보다 죄를 인정하지 않는 마음이다.
아합이 구원받은 이유는 선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낮추었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은 완벽한 사람을 찾으시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을 기다리신다.
그래서 오늘 말씀은 정의의 이야기인 동시에 자비의 이야기이다.
하느님께서는 나봇의 억울한 죽음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
동시에 회개하는 아합의 눈물도 외면하지 않으신다.
그것이 하느님의 정의이며,
그것이 하느님의 자비이다.
어쩌면 신앙생활은 죄를 한 번도 짓지 않는 삶이 아니라,
죄를 깨달을 때마다 다시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삶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그런 사람에게 조용히 말씀하신다.
"너는 그가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춘 것을 보았느냐?"
하느님은 교만한 완벽함보다 겸손한 회개를 더 기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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