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 말씀] 평화가 강물처럼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오늘의 성경 말씀] 평화가 강물처럼

제임스
2025-12-12 08:04 20 0
  • - 첨부파일 : 244.png (448.0K) - 다운로드

본문

이사야 48,17-19 말씀에 기대어

 

평화가 강물처럼 흐른다는 성서적 이미지는 의외로 생명과 식품을 지탱하는 과학의 기본 원리들과 깊이 맞닿다고 여겨진다.

 

평화는 항상성(homeostasis)’과 같다

 

식품과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 중 하나는 항상성입니다. 생명체는 외부 환경이 변해도 내부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온, pH, 삼투압, 효소 활성, 대사 흐름이 그 예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움추려 체온의 손실을 적게하여 더 이상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몸안의 열량을 배가시켜 온도를 올리려고 노력합니다

이사야가 말하는 평화가 강물처럼 흐른다는 상태는 바로 이 항상성이 방해받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강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때 생태계가 유지되듯, 인간의 몸과 삶도 질서 있는 흐름 속에 있을 때 가장 안정됩니다.

그러나 잘못된 식습관, 과도한 욕심, 스트레스와 두려움, 이런 것들은 생체 내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이는 마치 강에 흙과 돌이 쌓여 유속이 느려지고 썩기 시작하는 상황과 같습니다.
이사야의 탄식은 신앙적 표현이지만, 과학적으로 보아도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 대한 경고로 읽힙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은 효소와 같다

 

효소는 생명체 안에서 반응의 길을 안내하는 존재입니다. 효소가 없으면 반응은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이 말씀은 효소의 역할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효소는 억지로 반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다만 가장 효율적인 길을 열어 줄 뿐입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효소는 조용히 기다립니다.

하느님의 가르침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요가 아니라 유익을 위한 안내, 통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살리는 방향 제시입니다.

우리가 그 가르침을 거부하면, 반응은 느려지고 왜곡되며 에너지만 소모됩니다. 이는 식품 공정에서 조건을 무시한 채 반응을 밀어붙일 때 품질이 망가지는 현상과 정확히 겹칩니다.

 

불순종은 식품 열화(변질)와 닮아 있다

 

식품은 가만히 두어도 시간이 지나면 변질됩니다. 산화, 갈변, 미생물 증식, 지방 산패.

이는 단순한 나쁨이 아니라 관리되지 않은 흐름의 결과입니다. 욕심은 돌처럼 쌓이고 두려움은 흙처럼 퇴적되며 편견은 바위처럼 박혀 이 이미지는 식품과학적으로 보면 열화 인자들이 누적되는 과정과 같습니다.

초기에는 티가 나지 않지만, 항산화 시스템이 무너지고 미생물 균형이 깨지며 결국 전체 품질을 해칩니다. 하느님의 탄식은 이 지점에서 들립니다.
, 네가 내 계명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는 이미 상하기 시작한 식품을 바라보는 기술자의 마음과도 닮아 있습니다. 책망이 아니라, “조금만 일찍 관리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입니다.

 

후손이 모래처럼 많아진다는 약속 = ‘발효의 계승

 

식품과학에서 발효는 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생명의 흐름입니다. 좋은 종균은 세대를 거쳐 전해지고, 잘 관리된 누룩과 종자는 지역의 정체성이 됩니다. 한 번의 실패는 그 다음 배치(batch)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한 사람의 선택은 다음 세대의 미생물 생태계를 바꿉니다.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많았을 것을이라는 말씀은, 단순한 양적 번영이 아니라 질서가 계승되는 생명의 확장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자녀의 식습관, 공동체의 음식 문화, 다음 세대의 건강한 감각에까지 이어집니다. 이 역시 과학이 매일 확인하는 진실입니다.

 

회복은 언제나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식품을 살리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막힌 것을 제거하고, 조건을 회복하고, 흐름을 다시 열어 주는 것. 과도한 개입은 오히려 품질을 망칩니다.

 

이제 다시 당신의 물줄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말하면 원래의 시스템으로 복귀하겠다는 선언입니다. pH를 맞추고, 온도를 조절하고, 시간을 기다리는 일.

신앙의 언어로는 귀 기울임이고, 과학의 언어로는 조건 회복입니다.

그 순간, 강물은 다시 흐릅니다. 생명은 다시 제 길을 찾습니다.

 

이사야의 말씀은 결코 비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명이 어떻게 유지되고, 왜 무너지고,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가장 시적인 언어로 설명한 텍스트입니다.

하느님의 손은 식품공정의 기술자처럼, 생명을 억지로 조작하지 않고 가장 좋은 흐름을 지켜보며 필요한 순간에 조용히 개입하는 손입니다.

우리가 그 손을 신뢰할 때, 우리의 삶 역시 상하지 않는 음식처럼, 균형 잡힌 발효처럼, 강물처럼 흐르는 평화를 회복하게 됩니다.

이것이 신앙과 식품과학이 만나는 자리일 것입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