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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복의 과학] 진복팔단,

제임스
4시간 23분전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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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산상설교에서 말씀하신 진복팔단은 얼핏 보면 세상의 상식과는 정반대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신다. 

사람들은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고 여기지만 예수님은 온유한 사람이 복되다고 하신다.

슬퍼하는 사람, 박해받는 사람, 의로움에 굶주린 사람을 행복하다고 

선언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인간의 일반적인 가치관을 뒤집어 놓는다.

 

식품과학자의 눈으로 이 말씀을 바라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좋은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성숙한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 사이에는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비어 있는 그릇을 떠올리게 한다. 

식품을 담는 용기가 이미 가득 차 있다면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다. 

발효조 역시 깨끗하게 비워져 있어야 새로운 발효가 시작된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 자만심으로 가득 찬 사람은 새로운 진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대로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계속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진복팔단의 첫 번째 복은 어쩌면 영혼의 빈 그릇을 준비하는 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또한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은 발효의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된장은 콩이 분해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포도주는 포도가 으깨지고 발효되는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너지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가 형성된다. 

인간의 슬픔도 비슷하다. 

고통은 결코 즐거운 경험이 아니지만,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은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의 능력을 갖게 된다. 

때로는 상처가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만든다.

 

온유함 역시 식품공학의 중요한 원리를 떠올리게 한다. 

반죽을 너무 거칠게 다루면 조직이 망가지고, 

발효를 지나치게 서두르면 나쁜 향이 더 우세하여 좋은 향과 맛이 생기지 않는다. 

생명을 다루는 과정에는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온유함은 힘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절제하며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성숙한 능력이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라는 말씀도 식품과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간은 배고픔을 느껴야 음식을 찾고, 목마름을 느껴야 물을 찾는다. 

영혼도 마찬가지다. 

하느님을 향한 갈망이 없다면 영적 성장은 일어나기 어렵다. 

진리를 찾고 선을 추구하는 목마름이 있을 때 사람은 더 깊은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자비로운 사람에 대한 말씀에서는 발효식품의 세계가 떠오른다. 

된장이나 김치, 치즈는 어느 한 미생물만의 작품이 아니다. 

수많은 미생물이 함께 살아가며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훌륭한 식품이 탄생한다. 

인간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비는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다. 

혼자서는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자비가 시작된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은 식품 안전 관리와도 연결된다. 

아무리 좋은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오염이 발생하면 식품의 품질은 크게 떨어진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탐욕과 시기, 미움과 질투가 쌓이면 영혼의 향기는 흐려진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깨끗함은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순수함을 의미한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생명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존재와 같다. 

건강한 생명은 균형을 유지할 때 지속된다. 

지나친 산성도나 알칼리도는 생명을 위협한다. 

인간 공동체도 마찬가지이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은 갈등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갈등 속에서도 균형과 조화를 회복시키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박해를 받는 사람에 대한 말씀은 발효식품이 겪는 오해를 떠올리게 한다. 

된장이 익어 가는 모습이나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은 때로 부패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신앙인의 삶도 그렇다. 

진리를 따르려 할 때 오해와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삶의 열매가 나타난다.

 

식품과학자의 눈으로 본 진복팔단은 영혼의 성장과 숙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된장이 오랜 시간 발효와 숙성을 거쳐 깊은 맛을 내듯이, 

행복한 사람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움과 인내, 절제와 사랑, 갈망과 희생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점차 성숙해진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은 순간적인 만족이나 성공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숙성된 영혼이 지니는 깊은 평화와 생명의 향기이다. 

진복팔단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가르쳐 주신 ‘행복의 발효 과정’ 이며, 

우리 삶을 참된 인간으로 숙성시켜 하늘나라로 이끄시는 영적인 레시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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