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1.1)의 독서 말씀]  하느님의 인장을 지닌 사람들 : 요한 묵시록 (7,2-4.9-14) 묵상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내일(11.1)의 독서 말씀]  하느님의 인장을 지닌 사람들 : 요한 묵시록 (7,2-4.9-14) 묵상

제임스
12시간 13분전 1 0

본문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면 기쁨과 보람도 많았지만 어려움과 고통의 순간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가까운 친구들이 병으로 고생하거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삶의 유한함을 실감하게 된다. 어제 뉴스를 통한 최불암 선생님의 부고 소식도 친숙한 사람처럼 여겨져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요한 묵시록에 하느님의 인장을 받은 사람들과 셀 수 없이 많은 흰옷 입은 무리가 등장한다.
“우리가 우리 하느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장을 찍을 때까지 땅도 바다도 나무도 해치지 마라.”
인장은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라는 표징이다.
세상의 고통과 시련을 피하게 해 준다는 보증이 아니라,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는 약속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병들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하며, 때로는 믿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시련이 없는 삶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하느님을 신뢰하는 마음일 것이다.
또한 환시에서는 모든 민족과 종족, 언어권에서 나온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하느님을 찬미한다.
또 십사만 사천 명은 하느님 백성의 충만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숫자로 이해할 수 있다.
하느님 앞에서는 민족이나 신분의 차이가 구원의 장벽이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성당에서 함께 봉사했던 교우들이 떠오른다.
서로의 능력과 생각은 달랐지만 존중하고 협력할 때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공동체도 서로의 차이를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이 아닐까.

특히 마음에 남는 말씀은 흰옷 입은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그들은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라, 시련 속에서도 믿음을 지켜 낸 사람들이었다.
흰옷 역시 자신의 힘으로 얻은 완전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구원의 은총을 상징한다.
성인이란 처음부터 완전했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 속에서도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끝까지 사랑을 실천한 사람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도 그러한 사람들이 있다.
몸이 불편하면서도 가족을 돌보는 사람,
자신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을 돕는 사람,
오랜 세월 묵묵히 기도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에 관한 특강에서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작은 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평범한 반복이 우리를 비범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성덕의 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별한 업적을 남기기보다 매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용서하며,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모든 성인을 기리는 오늘, 나 역시 언젠가 그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그 희망은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는가에서 시작된다.
하느님의 인장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이 없는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일 것이다.
남은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루려 하기보다
작은 일에 충실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고 싶다.
언젠가 하느님 앞에 서는 날,
내가 이룬 업적보다 부족한 가운데서도 끝까지 사랑하려 애썼던 삶을 봉헌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가톨릭출판사 천주교서울대교구 cpbc플러스 갤러리1898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굿뉴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게시판 전체검색